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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윤교수의 마이크로프로세스 월드.... (1)

http://cpu.kongju.ac.kr/ 


이분 홈페이지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전에 검색을 하다가 찾고 주옥같은 글을 읽고 또 다시 감탄...





초보는 그 용기와 의욕이 아름답다

    어떤 일이나 전문분야에 새로 뛰어들어서 아직 그것에 대하여 많은 지식이나 경험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 두루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初步者라고 한다. 따라서, 초보자는 그 일에 대하여 잘 모르고 때로는 엉뚱한 일을 저지를 수도 있으며,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로서 부끄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소림사의 무림호걸도 처음에는 청소와 물동이를 지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세상살이의 이치이며, 어떤 숙련된 사람이라도 초보시절이 있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숙련자가 초보시절의 어려웠던 과정을 망각하고 처신을 잘못하게 되면 세상의 비난을 받는다.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을 모른다"고도 하고 더 몰지각한 경우에는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도 한다. 숙련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스스로의 능력에 도취되지 말 것이며, 초보자 앞에서 교만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강호의 도사로 지칭되는 무림호걸들이 모두 이러한 덕목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렵게 수련한 무예를 가지고 자신의 안락을 구하는데만 사용하거나, 더욱 심한 경우는 약한 자, 초보자를 괴롭히는데 사용하기까지 한다.
    이처럼 도사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있는 반면에 초보자에게도 이보다 덜하기는 하더라도 역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초보자는 그 이름 그대로 초보이기 때문에 잘못된 결과에 대하여 용서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그 동기와 과정까지를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초보가 이미 그 얕은 지식과 능력을 정당하지 못한 목적에 사용하려 하거나, 간사한 방법이나 책략으로 일을 수행하려 한다면 그것은 정말 못봐줄 일이다. 또한, 아직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강호의 호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섣불리 경거망동하는 것은 더욱 못봐줄 일이다.
   그러나, 오늘날 기술분야의 무림에 뛰어든 초보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못봐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초보가 초보답지 못하다는 점이다. 초보가 청소하고 물동이 지는 일을 기피하면서 바로 무술을 그것도 木劍이 아니라 眞劍을 가지고 수행하려는 무모함은 정말로 눈뜨고 못봐준다. 또한, 초보가 초보다운 용기와 의욕 때로는 무모할 정도의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얕은 꾀에 익숙하고 쉬운 길만을 택하려하는 것은 그가 초보인지를 의심케 한다. 초보는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자연히 도사가 되지 않는다. 피나는 수련을 통해서 세월을 엮어내려 갔을 때 그는 어느날 강호의 고수로 우뚝 설 수가 있는 것이다. 평생을 도장에서 보냈어도 수련을 게을리 하여 무예가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 그는 백발이 흩날리더라도 역시 초보다.
    초보는 초보다울 때 아름답다. 그는 결과를 용서받을 수 있는 특권을 가진만큼 동기와 과정이 순수하고 성실해야 한다. 강호의 호걸을 목표로 하여 무예를 닦으려는 의욕이 충만하고 어떤 가시밭길이라도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갖추어야 하며 오랜 시간을 참아낼 수 있는 인내가 있어야 한다. 나보다 무예가 앞선 고수에게는 누구에게나 무릎을 꿇고 한 수의 가르침을 청할 수 있는 겸손과 성실함까지를 갖추었다면 그는 진정 아름다운 초보이며 가능성있는 초보일 것이다.